폐의약품

폐의약품 수거 서비스, 약국과 편의점의 협력 모델 가능성

cloud1news 2025. 8. 19. 10:00

폐의약품 문제는 단순히 환경오염 차원을 넘어,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사회적 과제다. 아직도 많은 가정에서 먹다 남은 약을 변기에 버리거나 쓰레기봉투에 섞어 버리면서 하천과 토양이 오염되고 있다. 약물 성분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남아 수질을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

 

폐의약품 수거, 약국과 편의점의 협력 가능성

 

정부는 약국 중심의 수거 체계를 운영해 왔지만, 약국 방문이 불편하거나 영업시간이 맞지 않는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장벽이 존재한다. 반면 편의점은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고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접근성이 뛰어나다. 이 두 공간이 협력한다면, 약국의 전문성과 편의점의 접근성을 결합한 새로운 폐의약품 수거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결국 약국과 편의점의 협력은 단순히 행정적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시민 참여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협력 모델의 구조: 폐의약품 수거 역할 분담과 시스템 설계

약국과 편의점이 협력하는 모델에서 핵심은 역할 분담이다. 편의점은 수거 거점으로서 공간을 제공하고, 폐의약품을 안전하게 모아둘 수 있는 전용 수거함을 운영한다. 시민은 편의점에서 간단히 폐약을 반납할 수 있으며, 편의점 직원은 단순 보관 역할만 맡는다. 이후 수거된 약은 정기적으로 약국이나 지정 수거 업체가 회수하고, 약사는 최종 검수를 통해 분류·폐기 과정을 관리한다. 이렇게 하면 편의점은 접근성 문제를 해결해 주고, 약국은 전문성으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책임 소재의 명확화다. 수거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어느 단계에서 관리가 미흡했는지를 추적할 수 있도록 행정적 절차와 디지털 기록 시스템이 필요하다. 즉, 편의점은 ‘수거 창구’ 역할에 집중하고, 약국은 ‘전문 관리’ 역할을 맡는 구조가 가장 합리적이다.

 

폐의약품 수거 협력 모델이 가져올 사회적 효과

약국과 편의점이 협력하는 수거 모델이 현실화된다면, 사회 전반적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수거율 상승이다. 지금까지 폐의약품 수거율이 낮았던 이유 중 하나는 시민이 직접 약국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네 편의점에서 손쉽게 버릴 수 있다면 참여율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둘째, 환경 보호 강화다. 더 많은 폐약이 공식 수거망으로 유입되면서, 불법 폐기로 인한 하천·토양 오염이 줄어든다. 셋째, 보건 안전 향상이다. 가정 내에서 오래된 약을 방치할 경우 아이들이 잘못 복용하거나, 성인도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오남용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협력 모델이 정착되면 이런 위험이 현저히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시민 인식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폐약을 반납하는 과정은 곧 생활 습관이 되고, “약은 반드시 올바르게 버려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될 수 있다.

 

현실적 과제와 향후 발전 방향

물론 약국과 편의점 협력 모델이 이상적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가장 큰 과제는 비용 부담이다. 수거함 설치·관리, 운송, 약국 검수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이 부분은 정부와 지자체가 일정 부분 지원하고, 편의점 본사와 약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공공-민간 파트너십 형태가 필요하다. 또 다른 과제는 법적 제도 정비다. 현행 법률은 폐의약품 관리 주체를 약국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편의점이 제도적 틀 안에서 협력하려면 법령 개정이나 행정 지침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한다면, 협력 모델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수거 데이터가 디지털화되어 환경부와 보건복지부가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나아가,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느 지역에서 폐약 발생량이 많은지 예측하고, 맞춤형 수거 정책을 설계할 수도 있다. 결국 약국과 편의점의 협력은 단순한 편의성 제공을 넘어, 국가 차원의 지속가능한 보건·환경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