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수많은 가정에서 발생하는 폐의약품은 여전히 ‘사용자의 손’에 의해 처리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약국이나 보건소에 들러 수거함에 직접 폐약을 버리는 방식이 전부다. 이는 물리적인 이동을 요구하는 매우 수동적인 구조다. 하지만 오늘날 배달 음식부터 헌 옷 수거까지 모든 것이 모바일 앱 하나로 가능해진 시대다. 음식물 쓰레기조차 ‘앱으로 수거 기사 호출’이 가능한 상황에서, 약은 왜 아직도 앱으로 수거를 요청할 수 없는 걸까? 현재의 폐의약품 수거 체계는 디지털 전환의 속도에 한참 뒤처져 있다. 약을 다 먹고 난 뒤 남은 폐약은 종종 몇 달씩 방치되거나, 결국 일반쓰레기로 섞여 버려진다. 그중 상당수는 지방 하수도로 흘러들어가거나 소각 처리되지 않고 자연에 유출된다. 그 피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