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의약품

보건소, 주민센터, 약국… 폐의약품, 어디에 버리는 게 가장 효율적일까?

cloud1news 2025. 7. 19. 10:30

약을 먹고 남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폐의약품을 어떻게, 어디에 버려야 할지 고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유효기간이 지난 알약, 병원에서 받은 후 다 먹지 못한 시럽, 한두 번 쓰고 남은 연고나 점안액 등이 집안 곳곳에 흩어져 쌓이기 시작하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막상 ‘폐의약품은 약국이나 보건소, 주민센터 등에 버리면 된다’는 정보를 접하고 나서도 실제로 어디에 버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는 알기 어렵다.

 

보건소, 주민센터, 약국 중 폐의약품 효율적으로 버릴 수 있는 곳은 어디?

 

약국은 집 근처에 있어 접근이 쉽지만, 수거함이 없는 경우가 많고, 직원이 수거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보건소는 공공기관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평일 근무 시간에만 운영되며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주민센터는 상대적으로 가까우면서도 폐의약품 수거와 관련된 안내가 부족해 시민이 이곳이 수거 장소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선택지는 세 가지로 나뉘지만, 실제 효율성과 실현 가능성은 각기 다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이 얼마나 손쉽게, 정확하게, 부담 없이 약을 버릴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번 글에서는 ‘보건소, 주민센터, 약국 중 어디에 폐의약품을 버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시민의 입장에서 어떤 선택이 가장 실천에 가까운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약국 – 접근성은 뛰어나지만, 참여율과 운영은 제각각이다

폐의약품을 버리는 장소 중 시민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은 바로 약국이다. 실제로 많은 정부 캠페인과 환경부 안내 자료에서도 ‘가까운 약국에 폐의약품을 버리세요’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약국은 대부분의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 근처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감기약을 사러 갈 때, 비타민을 살 때, 혹은 병원 진료 후 처방약을 수령할 때처럼 일상생활의 동선 안에서 들를 수 있는 곳이 바로 약국이기 때문에, 폐의약품을 들고 방문하는 데 대한 심리적 부담도 적다. 그러나 약국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수거함 설치 여부와 운영 여부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폐의약품 수거는 약국에 법적 의무가 없고, 지자체와의 자율 협약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같은 구에 위치한 약국이라도 수거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수거함이 있더라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시민이 약을 잘못 분류해 넣을 경우 약국 측에서 운영을 중단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실제로 약국에서는 의약품 외에 파스, 건강기능식품, 가정용 의료기기 등이 함께 들어와 분류에 어려움을 겪거나, 시럽약이 흐르는 등 위생 문제가 발생해 수거함 자체를 철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약국에 약을 버리러 갔지만 거절당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으며, 이는 실천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약국은 접근성 면에서는 가장 우수하지만, 수거함 유무와 수거 품목에 대한 정보 부족, 그리고 운영상의 불안정성 때문에 효율성 면에서는 일정한 한계를 갖는다.

 

보건소 – 공공기관으로서의 신뢰는 높지만 현실적 한계도 존재한다

보건소는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보건 행정 기관으로서 폐의약품 수거에 있어 가장 공신력 있는 장소 중 하나다. 환경부도 폐의약품 수거체계의 주축으로 보건소를 명시하고 있으며, 각 시군구 보건소에는 대체로 수거함이 비치되어 있고, 수거된 약은 보건소 내부에서 환경부 또는 위탁업체를 통해 처리되도록 되어 있다. 시민 입장에서 보건소는 폐의약품을 공식적으로 받아주는 ‘가장 확실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높은 신뢰를 받는다. 하지만 이곳에도 몇 가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첫째는 접근성 문제다. 보건소는 지역에 한두 곳만 존재하며, 주로 시청, 구청, 공공기관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어 일반 주거지에서는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운영시간이다. 보건소는 공공기관 특성상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되며, 점심시간에는 문을 닫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직장인이나 학생 등 일반 시민이 보건소를 방문하려면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하는데, 이는 폐의약품을 정리해 버리는 행동을 ‘계획적인 노력’으로 바꿔야 하는 부담을 준다. 마지막으로, 보건소 내 수거함 위치가 내부 공간 깊숙이 있거나, 별도의 안내 없이 배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 처음 방문한 시민은 어디에 버려야 할지 혼란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소는 폐의약품을 가장 체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비교적 정확한 폐기 방식이 필요한 항생제나 주사제, 유해성분 약품 등을 처리할 때 추천할 수 있는 장소다.

 

주민센터 – 가능성은 크지만 인식과 활용도는 낮다

폐의약품 수거 장소로서 가장 간과되고 있지만 실은 가장 잠재력이 큰 곳이 바로 주민센터다. 많은 지자체가 주민센터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하고 있으며, 특히 약국 수거 참여율이 낮은 지역일수록 보건소와 함께 주민센터가 폐의약품 수거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주민센터는 대체로 아파트 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고, 생활 민원 접수, 쓰레기봉투 판매, 복지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지역 주민의 방문 빈도도 높다. 또한 일부 주민센터는 고령자를 위한 보건 서비스나 예방접종 등 보건 기능도 함께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폐의약품 수거도 자연스럽게 병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민들이 주민센터가 약을 버릴 수 있는 장소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안내 부족과 홍보 부족, 현장 담당자의 교육 미흡에서 비롯된 것으로, 어떤 주민센터에서는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자가 폐의약품 수거 여부에 대해 정확히 모르거나, 민원인의 질문에 혼란스러운 답변을 내놓는 일도 적지 않다. 또한 주민센터 수거함의 경우 보건소와의 연결이 약해 수거 시점이 불규칙하거나, 위생 상태가 불안정한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센터는 약국보다 안정적이고, 보건소보다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폐의약품 수거의 거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자체가 주민센터 담당자에게 수거 절차 교육을 강화하고, 홈페이지나 마을 공보지를 통해 ‘약도 주민센터에 버릴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주민센터 수거 가능 여부’를 지자체 홈페이지 또는 국민신문고에서 확인해 본 뒤,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